두루미목 두루미과에 속하는 대형 조류이고, 학이라고도 하며, 선학(仙鶴)·선금(仙禽)·노금(露禽)·태금(胎禽)·단정학(丹頂鶴) 등으로도 불린다. 학명은 Grus japonensis이다.
흔히 신선이 타고 다니는 새로 알려져 있으며, 천년을 장수하는 영물로 인식되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매우 친숙하게 등장하고 있다. 학의 고고한 기상은 선비의 이상적인 성품을 상징하여 왔으며, 장수를 상징하는 대표적 존재로 인식되어 왔다. 따라서 사람들은 그림이나 시의 소재로 학을 즐겨 채택하였고, 복식이나 여러 공예품에 학을 많이 시문하였다.
장생도에 학은 거의 들어간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학에 대한 인간의 생각은 남아있는 작품들에 잘 나타나 있는 거 같다. 전에 장생도에 대해 올렸을 때 군학서상도란 그림을 올렸었다. 개인적으로 너무 멋진 작품이라 다시 올려본다.
학과 공예품
현전하는 유물을 살펴보면 청동기시대부터 여러 가지 공예품에 학의 문양이 나타나고 있다. 학 문양은 삼국시대를 거쳐 조선시대에 이르러 매우 성행한 것으로 추측된다. 당시 사람들은 학을 기물에 새기면 장수·행복·풍요의 운이 찾아든다고 믿어서, 장수를 송축하는 선물을 교환할 때에는 주로 학을 새겨 넣었다.
공예품에 나타나고 있는 학은 시대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인다. 고려시대의 학은 날개를 마음껏 펼치고 다리를 수평으로 쭉 뻗치고 있는 동적인 모습을 하고 있으며, 조선시대에 와서는 날개의 윗부분과 다리가 맵시좋게 약간 구부러진 형태를 취하고 있어 실제 학의 모습에 더 가깝게 접근하고 있다.
공예품에 새겨진 학은 구름과 함께 표현되거나 소나무와 함께 표현되고 있다. 또, 입에다 불로초나 꽃을 물고 있는 형태로 표현된다. 이들 유형의 공통점은 대부분 장생을 의미하는 대상과 짝을 맺고 있는 점이다.
즉, 구름·소나무·불로초 등은 모두 십장생에 속하는 것으로서, 장수를 상징하는 학에다 이들을 배치시킴으로써 불로장생에 대한 의지와 갈망을 더욱 구체화시켰다.
특히, 구름과 학을 조화시킨 운학문(雲鶴文)은 통일신라시대의 공예품에서부터 등장하고 있어 그 역사가 오래됨을 알 수 있다. 고려시대에는 주로 상감청자에 학이 시문되었다. 한 쌍의 선학이 구름 사이에서 비무(飛舞)하는 모습, 두 마리의 학이 긴 목을 서로 휘감고 춤을 추는 모습 등 다양한 형태가 표현되고 있다.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더욱 다양하고 추상적인 운학문이 나타나고 있으며, 그 범위도 자기그릇에서부터 문갑·함·필통·베갯모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화하였다.
동양에서는 영원히 죽지 않거나 오래 산다고 여기는 열 가지 자연물, 즉 해·산·물·돌·구름·소나무·불로초·거북·학·사슴을 ‘십장생’이라고 한다. 이 사물들을 모두 등장시켜 진한 채색으로 그린 규모가 큰 병풍을 궁중에서 장식화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그림은 십장생을 모두 그리지 않고 장수와 복록의 상징인 소나무와 바위를 배경으로 한 쌍의 학과 사슴만을 그린 장생도(長生圖)이다. 두 마리의 학이 서로 마주보며 입을 벌리고 있는데, 마치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듯하다. 이 두 마리의 학 아래에는 사슴 세 마리가 있는데, 좌측의 수사슴과 암사슴 옆으로 아기 사슴이 있어서 사슴 가족이 함께 있는 화목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은은한 푸른색의 바위는 굵게 윤관선 없이 표현되어 괴체감을 나타내고, 이끼는 푸른색 점으로 그려져 있다. 전체적으로 구도가 짜임새 있고 채색이 은은하여 수준 높은 화원의 그림으로 여겨진다.
복식에 나타나는 학
선비나 문신의 복식에도 학문양이 자주 등장한다. 조선시대 때 학자들이 평상시에 입던 학창의(鶴氅衣)는 학의 모습을 본떠 만든 옷이다. 흰 바탕의 창의에 깃·소맷부리·도련의 둘레를 검은색으로 둘러 학과 같이 깨끗하고 기품 있는 선비의 기상이 돋보이도록 하였다. 또, 조선시대에는 문무관의 관복에 흉배를 부착하였는데 문관은 학을, 무관은 호랑이를 각각 품계에 따라 다르게 붙였다.
학은 고고한 학자를 상징하여 문관이, 호랑이는 용맹을 상징하여 무관이 사용한 것이다. 이처럼 학문을 숭상하는 문인을 학으로 비유하는 상징적인 표현이 관직의 품계를 나타내는 의관제도로 정착되었기에, 학을 수놓은 흉배를 다는 문관을 일명 학반(鶴班)이라고도 하였다.
이 밖에 예복이나 제복을 입을 때 뒤에 늘이는 후수(後綬)에도 3품 이상의 상급관리는 학을 수놓았다. 또한 주머니·베갯모 등에도 장수를 상징하는 학을 수놓았다.
학과 관련된 여러 가지 말들을 살펴보면 우선 학이 장수한다는 데서 연유하여 생겨난 ‘학발동안’이라는 말이 있다. 머리가 학의 깃처럼 하얀 백발이나 얼굴은 붉고 윤기가 돌아 아이들 같다는 뜻으로, 흔히 동화나 전설 속의 신선을 형용하는 말로 사용된다. 또, 학이 오래 사는 것에 비유하여 장수하는 것을 학수(鶴壽)를 누린다고 표현한다.
‘학수고대’란 학의 목처럼 목을 길게 늘이고 기다린다는 뜻으로 몹시 기다림을 일컬을 때 쓰인다. 또, 학의 고적한 자태를 비유하여 ‘학고(鶴孤)’라 하면 외롭고 쓸쓸한 사람을 말하고, ‘학립계군(鶴立鷄群)’이라 하면 여럿 중에서 뛰어난 인물을 의미하기도 한다.
학을 선비로 상징하여 ‘학명지사(鶴鳴志士)’라 하면 몸을 닦고 마음을 실천하는 선비를 말하며, ‘학명지탄(鶴鳴之歎)’이란 선비가 은거하여 도를 이루지 못함을 탄식하는 것을 뜻한다. 학의 형상에서 비유된 ‘두루미 꽁지 같다.’라는 말은 수염이 짧고 더부룩한 모습을 일컫는데, 학의 꽁지가 뭉툭하고 더부룩하기 때문이다.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민화에 대한 모든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민화 속 잉어도 (1) | 2024.11.20 |
---|---|
호피도 (虎皮圖) (3) | 2024.11.15 |
민화, 책거리도 문방도 (2) | 2024.11.04 |
불교 민화 심우도 (尋牛圖) (2) | 2024.09.10 |
민화 속 계견사호(호랑이) (0) | 2024.0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