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견사호(鷄犬獅虎) 3탄, 해태 또는 해치
해태, 화재(火災)를 막는 물의 신
해태는 중국 요순(堯舜)시대에 등장했다고 전해지는 상상의 짐승이다. 또 다른 이름으로 ‘해치’라고도 불리는데, 해치는 순우 리말로 ‘해님이 파견한 벼슬아치’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다시 말 해, 해는 해님의 ‘해’, 치는 벼슬아치의 ‘치’에서 왔다고 보는데, 태양숭배 사상에 따르면 해는 사람에게 복덕을 주고 만물을 생 성시키는 근원이다. 또한, 해가 뜨면 귀신이 사라지고 흉악한 짐승은 사라지며 병자는 깨어나므로 ‘해’는 재앙을 물리치는 것으 로 해석된다. 이를 통해 이름 속에 담긴 상서로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이 밖에도 해태는 ‘신양(神羊)’, ‘식죄(識罪)’ 등 여러 이 름으로 불린다.
예로부터 해태는 화재(火災)를 막는 물의 신수(神獸), 재앙을 막는 벽사의 상징으로 궁중에서부터 민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사용되었다. 전해 내려오는 설화에 따르면 해태가 물에 사는 짐승이기에 오행설에 맞추어서 불을 막아주는 영수로 믿었던 것이 다. 그래서 해태 그림을 그려서 불을 다루는 곳이나, 새해 초에 판화로 찍는 세화로 만들어 문 주변에 붙여 사용하였다. "동국 세기(東國世紀)"에 보면 ‘호랑이 그림은 대문에, 개는 광문, 닭은 중문, 해태는 부엌에 붙였다.’고 나온다. 이것은 해태가 단지 화재 뿐 아니라 온갖 나쁜 기운을 막아주고, 행운을 가져다주는 의미 까지도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광화문 앞에는 잘생긴 해태 한 쌍이 궁궐을 지키고 있다. 여기에 대해 이규태 선생은 “경복궁 중건 역사 도중 불이 자주 일어나 는데 자극을 받아 한양 도성 풍수에 화기가 등한 관악산의 불기 로부터 경복궁을 보호하기 위한 풍수 작업이다.”라고 하였다. 해태상은 화재를 막고 건물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였다. 이처럼 해태는 조선 시대 말엽 대원군 집권기에 경복궁, 창덕궁 등 궁궐을 재건하면서 화재나 재앙을 물리치는 벽사의 의미로 장식되었다. 해태와 비슷한 형태의 동물로 사자(獅子)가 있다. 사자는 실존하는 동물이지만, 우리 자연환경에서는 사자를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상상의 동물처럼 느껴졌을 것으로 보이며, ‘산예(狻猊)’, ‘백택 (白澤)’ 등의 이름도 가지고 있다. 절대적 강자인 백수의 왕으로 상상의 동물인 해태와 생김새 및 위력이 비슷하여, 종종 해태와 그 모습이 혼돈되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출처 : 국가유산진흥원 koreahous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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