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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에 대한 모든것

겨울 산수화, 서화

by 소소한그날 2024.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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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 왔으나 앙상한 나뭇가지는 눈을 맞아 눈꽃을 피웠다. 옛 선조들은 겨울을 어떻게 보냈을까...? 겨울이 되니 겨울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을 찾아보고 싶었다.

겨울산속의 매화에 둘러싸인 서옥, 조선시대, 지, 작가 전기(田琦, 1825-1854), 국립중앙박물관

*전기 필 매화초옥도, 田琦筆梅花草屋圖, 매화초옥도, 매화에 둘러싸인 초가집, 매화초옥, 梅花草屋

전기(字 瑋公, 號 古藍, 杜堂)는 약재상을 하는 중인으로서 서화를 수장하고 감식하였을 뿐만 아니라 서화 거래에 관여하기도 했다. 그는 서른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전해져 오는 작품들을 보면 남다른 품격이 느껴진다. 이 작품은 조선 말기에 유행한 매화서옥도류의 그림으로 참신한 감각이 돋보이는 그의 대표작이다.
눈 덮인 흰 산, 잔뜩 찌푸린 하늘, 눈송이 같은 매화, 인물의 알록달록한 옷 등이 잘 어울려 조화롭고 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매화를 짙은 먹으로 줄기와 가지를 이어 그리고 흰색 호분점을 찍어 꽃을 그리는 방식으로 표현했다. 담묵의 붓질로 부드럽게 산에 명암을 넣듯 준법을 썼고, 청록색을 덧칠한 태점을 세워 그린 점이 독특하다. 청록의 굵은 태점은 이 시기 채색 매화도의 특징이다.
이 작품은 화면 아래쪽에 있는 글을 통해 당시 역관이자 개화파의 중요 인물인 역매(亦梅) 오경석(吳慶錫, 1831~1879)에게 그려준 그림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그림 중앙의 초옥 안에 초록색 옷을 입고 앉아 있는 인물은 아마도 오경석이라 생각되는데, 이 그림을 통해 두 인물의 교유 관계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첫번째 작품 - 눈내린 누각에서 매화를 감상하는 선비, 두번째 작품 - 겨울 산수, 조선시대, 지,국립중앙박물관

위 작품들은 김수철(字 士盎, 號 北山) 작가의 작품이다.

1. 눈내린 누각에서 매화를 감상하는 선비(金秀哲筆雪樓賞梅圖, 김수철 필 설루상매도), 조선시대, 지

김수철(字 士盎, 號 北山)의 생몰년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연대가 적힌 작품이나 교류했던 인물들에 의해 19세기에 활동한 화가로 짐작할 수 있다. 그의 그림에 대해서는 김정희(金正喜, 1786~1856)는 “매우 좋은 곳이 있다(有極可喜處).”고 호평했다. 김수철의 그림은 매우 새롭고 독특한 면모를 보인다. 필치는 거칠고 간략하며, 대상 묘사를 과감하게 생략하기고 하고 점과 선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맑고 담백한 색채 등으로 독특한 화풍을 이룩하여 ‘신감각파’라고도 불린다.
이 그림에서는 멀리서 흘러내려오는 강물을 배경으로 화면 왼쪽에 산이 보이며 앞쪽의 언덕에는 매화꽃에 둘러싸인 누각이 있고 이 안에 앉아 매화를 감상하는 붉은 웃옷을 입은 은자가 보인다. 이는 북송(北宋)의 시인 임포(林逋, 967~1028)가 평생을 서호(西湖)의 고산(孤山)에 은둔하며 매화를 아내로 삼고 학을 아들로 삼아 이들을 사랑하면서 독신으로 살았다는 이야기를 그린 ‘매화서옥도(梅花書屋圖)’이다. 이 화제는 조선 말기의 여항화가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였는데, 그들은 자신들이 지향하는 사대부의 이상을 매화서옥도를 통해 표출했던 것으로 보인다.
나무 둥치에서 사방으로 삐친 듯이 뻗어 나간 나무 가지와 흰 호분으로 찍은 매화꽃은 매우 표현적인 느낌을 준다. 호분으로 처리한 흰 매화 꽃잎과 근경 바위와 중경 그리고 원산에 농묵으로 찍은 태점이 흑백의 대비를 이룬다. 수채화처럼 느껴지는 대담한 생략과 담백한 설채 등 새로운 감각의 그림이다.

2. 겨울 산수(冬景山水圖), 조선, 지

김수철(金秀哲)은 조선 말기에 유행했던 이색적인 화풍을 구사한 화가로 새로운 감각을 추구하였다. 자는 사익(士益), 호는 북산(北山)이며, 산수 및 화초 그림에 뛰어났다.화면 윗쪽에는 ″계산(溪山)은 고요하고 물어 볼 사람 없어도, 임포 처사의 집을 잘도 찾아가네(溪山寂寂無人間 好訪林逋處士家)″라는 시문이 적혀 있다. 따라서 이 그림은 중국 송(宋) 나라 시대에 세상을 등지고 숨어서 산 임포(林逋, 967-1028)의 이야기를 그린 ′매화서옥도(梅花書屋圖)′임을 알 수 있다. 임포는 서호(西湖)의 외딴 산 속에 살면서 20년 동안 마을에 내려오지 않은 채 학과 매화를 사랑하며 살았으며 후대에 많은 존경을 받았다. 이 작품에서는 간략한 필치와 단순한 형태, 엷지만 선명한 색채가 두드러진다. 산과 바위의 음영 표현 없이 윤곽선만으로 표현되어 김수철 그림의 특징인 간결함이 잘 드러나 있다. 산과 바위를 연한 먹빛으로 칠하고 태점(苔點 : 산이나 바위, 땅 또는 나무 줄기에 난 이끼를 표현하는 작은 점)을 찍어 장식적 효과를 높이고 있다. 온통 먹빛인 가운데 임포가 머물고 있는 집과 임포의 옷색은 붉은색이며 다리 건너 그를 찾아오는 이의 옷은 푸른색으로 서로 산뜻한 대비를 이룬다.

 

정이 선생 집 앞에 서서 눈을 맞다, 정선 필 정문입설도, 조선, 정선(鄭敾, 1676-1759), 국립중앙박물관

*정이 선생 집 앞에 서서 눈을 맞다(鄭敾筆程門立雪圖, 스승의 집 밖에 서서 눈을 맞는 제자들), 정선 필 정문입설도, 조선, 정선(鄭敾, 1676-1759)
그림 우측 상단에 ‘정문입설(程門立雪)’이라고 적혀 있듯이 이 그림은 송대(宋代) 유학자 정이(程頤, 1033~1107)와 관련된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어느 날 제자인 유초(遊酢, 1053~1135)와 양시(楊時, 1053~1135)가 스승 정이를 찾아갔다. 마침 정이가 명상 중이어서 그들은 스승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문 밖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한참 흘러 스승이 눈을 뜨고 그만 물러가라고 말을 했을 때는 이미 눈이 한 자(30㎝)나 쌓여 있었다. 이는 전통사회에서 스승을 받드는 제자의 태도가 얼마나 지극했는지를 말해주는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이 이야기를 한 장면으로 압축하여 실감나게 표현하였다. 눈 온 뒤의 어둑한 하늘, 열려 있는 사립문, 반쯤 파묻혀 있는 제자들, 방 안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스승의 모습으로 모든 정황을 말해주고 있다. 크기가 작은 이 그림은 인물과 사물의 윤곽선을 주로 먹으로 간략하게 표현하고 있으면서도 방 안의 바닥에 칠해진 노란색, 탁자의 갈색으로 단조로움을 피하고 있다. 또한 이 색채로 인해 그림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부분이 어느 부분인지를 알 수 있다.

 

출처 : e-뮤지엄(전국박물관소장품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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